길냥이와의 추억
1월 9일 몹시도 추운 저녁 길냥이는 밥을 달라며 우리집에 들어왔다.
처음 길냥이의 모습. 뒷마당 부엌 앞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난 뒤의 모습이다.
이때만 해도 여위어 보였으나 잘 먹었다. 밥을 줄 때면 바지 가랑이에 제몸을 부비며 따랐다.
오라면 오고 곧잘 대화는 잘했다. 살가운 놈이었다. 집에는 이미 강아지 3마리가 있지만 사이가 나쁘지 않아 페밀리로 받아들였다.
점차 식욕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커다란 눈꼽때문에 발등을 다칠까 안약으로 치료 해줬다. 양지 바른 곳에서 마냥 잔다. 병원에 데려갈 생각을 하지못했다.
조용하고 새침한 냥이의 특성인 줄 알았는데 냥이가 아픈 줄을 나는 정말 몰랐다.
살가운 대화는 점차 줄어들었다. 부르면 다가오고 하던 놈이 물끄러미 먼데 시선을 두거나 마냥 졸고 있다.
급기야 병원에 갔더니 전염성복막염이라 하였다. 고양이한테는 치명적이라한다.
손 쓸 수도 없는 상태였다. 수액을 달고 집에 왔다. 사력을 다해 머리를 들어 눈맞출려고 했다. '야옹'을 하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게 마지막 대화였다.
아들은 하염없이 울고 나도 울었다. 우리를 사랑해 준 냥이를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2월 23일 냥이를 가슴에 묻었다.
가장 추운 날 들어와서 따뜻한 날 떠났다.